마담 X

안녕하세요. 콤마입니다. 저의 첫 글이자, 2021년에 시작된 마담 X가 드디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감개가 겁나게 무량하고요, 심장이 막 벅찬데 이게 오늘 하루 종일 커피를 때려부어서 그런지 마담 X가 마무리 되어서 그런지 헷갈리네요. (그만큼 커피를 많이 마셨다는 뜻) 다양한 전공들이 나와서 얕게라도 알아보자고 사전 조사를 꽤 열심히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넌 뭐가 그렇게 어려운데." 김정우는 문태일의 말을 듣고 그만 감정을 다 쏟아낼 뻔 했다. 자신을 알아봐 준 가족 같은 형에게 울음을 쏟아내면서 원망의 말을 뱉어낼 뻔한 걸 겨우 참아내고 숨을 들이마셨다. 뭐가 그렇게 어렵냐고? 다 어렵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것을 나만 어렵다고 붙잡고 있는 것도 그렇고 다들 제 길을 알맞게 잘 찾아서 가는데 나...

한여주는 자신이 유치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싸다고 생각했다. 근데 아 어쩌라고. 화가 나는데 이대로 김정우를 상대하면 상관도 없는 이상한 말까지 끌어와서 김정우에게 서운함을 토로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침묵이었다. 침묵도 때로는 메시지가 된다지만 말실수를 하느니 차라리 다물고 있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좋은 아침~" "동혁이도 좋은 아침~"...

정재현은 막판 굳히기라도 하려는 듯이 뻔질나게 한여주를 불러냈다. 여주야, 영화 보러 갈래? 여주야, 와인 마시러 갈래? 여주야, 전시회 갈래? 여주야, 여주야, 여주야~ "흐어... 나 어떡해..." 정재현과 시간을 보내는 것? 물론 좋았다. 한여주는 정재현과 취향이 잘 맞았으니까. 게다가 정재현과 있으면 가끔 설레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했다. 잔잔하게 보...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술자리는 언제나 즐거웠다. 늘 만나던 멤버들과 이마크 하나 끼었을 뿐인데 술자리는 무르익어 파할 눈치조차 없었다. 술자리라는 게 정말 눈치가 있었으면 알아서 술을 리필해야 할 정도로 이마크와 함께 한 자리는 너무 즐거웠다. 한 사람 빼고. 용기 없어서 나서지도 못하는 주제에 왜 이렇게 질투심은 많은 지 모르겠다. 김정우는 아까부터 한...

저녁까지 정재현과 실컷 놀다가 별장으로 들어왔다. 이 자리를 만들어주었던 것 같은 문태일은 별 표정 없이 과일을 포크로 콕 찍어 먹으면서 잘 놀다 왔느냐고 했고 김도영은 한여주의 눈치를 살피며 궁금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봤자 평소와 같은 것들에 특별히 말해줄 것도 없었지만... 솔직히 평소랑 같진 않았지. 아니, 평소와 같긴 했지만 마음이 평소와 같...

누구네 집 애들이길래 이렇게 잘났어!!! 오전부터 X 갤러리에서 한여주의 주접이 떠나질 않았다. 정재현과 김정우가 한 잡지에 나온다길래 한여주는 예약 구매를 걸어놓고도 기다릴 수가 없어서 오프라인에서 잡지를 구매해 손에 넣고야 말았다. 아침부터 어딜 뛰쳐나가나 했는데 해맑은 얼굴로 짜잔-! 김정우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걸려있는 잡지를 가져온다. 뭐야, 너 그...

"오랜만에 나들이 나온 것 같고 기분 좋다." "그러게, 왜 이렇게 오랜만인 것 같지?" 유럽에 있다가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놀자병이 도졌다. 아니, 다녀오자마자 많은 일이 터진 것도 있었고, 그 일을 수습하고 자리를 잡느라 더 많은 일들을 해서 그런가? 아무튼 그동안 미뤄두었던 이제노의 공방을 구하러 시간이 맞는 X 사단들이 부동산 투어를 돌아다녔다...

엔시티 나페스

[내일 저녁 같이 먹을까?] 정재현이 거실 한구석에 놓여있던 한여주의 캐리어가 없어진 것을 보고 재빠르게 문자를 보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다. 이미 한 번의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여행을 다녀온 후 한여주에게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정재현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느 쪽이 되든 한여주는 한여주이고 정재현은 정재현일 것이다. 인천 공항...

엔시티 나페스

마담 X는 화려하게 사교계에 데뷔했다. 아니, 재데뷔라고 해야지 맞는 건가? 항상 옆에 끼고 있던 문태일의 사람과 함께가 아닌 홀로 온갖 사교회를 나갔다. 온몸으로 관심을 받았다. 한여주는 그 상황들을 모두 견뎌냈다. 어디 브런치 모임, 전시회 모임 하물며 골프 모임까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파티와 술자리들도 빠짐 없이 참석했다. 마담 X의 행보는 사교회 ...

엔시티 나페스

불이 다 꺼진 강남 거리. 그중 X 갤러리만 환하게 불을 내고 있었다. 갤러리 근처에는 기자로 보이는 것들이 몇 잠복하고 있는 것 같았으나 갤러리 안에서 나오는 이가 없어 슬그머니 후퇴들을 하거나 차 안에 들어갔다. 벌써 며칠째 멤버들의 꽁무니라도 촬영해 보겠다고 저렇게 진을 치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문태일이 사무실 곳곳에서 널브러져 ...

엔시티 나페스

저녁 느지막한 시간. X 사단의 긴 여행이 끝이 났다. 정신없이 짐을 챙겨 이국 땅에 왔을 때보다 돌아갈 때의 짐이 훨씬 불어난 채로 말이다. 남는 건 기념품과 사진뿐이라며 이것저것 싸 들고 온 한여주가 낑낑거리면서 그새 늘어난 짐가방들을 이고 가자, 여기저기서 작은 가방들을 하나씩 가져가 준다. 헤헤. 사실 조금 믿는 구석이 있어서 짐을 싸 들고 온 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