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로 학교에 소문이 쫙 퍼졌다. 온여준이 이동혁과 이제노한테 따먹혔다고. 그럴 만도 했다. 힛싸 약 먹고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음악실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충분히 냄새가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복도를 지나가던 애들이 다 나와 이동혁 그리고 이제노를 쳐다봤다. 이동혁이랑 이제노 그리고 온여준. 누가 봐도 이목이 집중될만한 조합이었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 조용합니다.] 이상하게 인기척이 없다고 했다. 정말 이상하리만치 없다고. 비명이 이명처럼 들려야 했고 피와 살이 터져나가는 현장이 이렇게나 고요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비정상적인 현상에 절로 목구멍이 일렁였지만 김주연과 정재현은 의연하게 굴었다. 아니, 그런 척을 했다. 어떻게든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켜 놓아야 했다. 긴장의 끈이 보이는...
근데 얜 왜 이렇게 떠요…? +여전히 이렇게 뜨는군요 향을 시발, 얼마나 피워댔는지 방 안에 연기가 자욱했다. 담배 연기와 달리 향 연기는 치가 떨리도록 싫었다. 이건 어릴 적부터 맡아도 맡아도 적응이 안 돼. 뼈대 깊은 가문 온 가(家)의 자손들이 무지갯빛의 한복을 입은 여자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다. 어디 가서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니다가 싸가지 없다고 화...
장난기 가득했던 통화와 달리 대부분의 팀원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숙소 앞에 나와 있었다.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괜히 껄렁껄렁하게 걸으며 장난을 쳤더니 팀원들이 나를 향해 웃음을 보였다. 저녁 많이 먹었어? 다가온 김정우가 어깨에 팔을 두르면서 말했다. "그냥 걷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 몰랐어." 어떤 변명을 해도 잠시 산책을 나갔다기엔 긴 시간이었다. ...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이자 약점은 신뢰였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해서, 의심스러움을 굳이 들춰보려 하지 않았다. 외면한다.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저 서로를 믿고만 있다. 가만히 있는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민여주는 그것이 정답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행하는 것은...
나재민이 항상 내 편이라고 했다. 사람의 감정은 맹랑하고 영악한 구석이 있는데 특히나 나는 더욱 그러한 편이었다. 나 좋을 대로 감정까지 입맛에 맞게 굴려 먹어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면서 정신 승리하고 살았다. 그런 나에게 정신 승리하기에 아주 좋은 핑곗거리가 생겼다. 나랑 그렇게 냉기를 풀풀 풍기던, 어쩌면 지금 이 사태의 첫 신호탄이었던 나재민이 평...
세상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어째서 세상이 민여주에겐 좀 더 각박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무한의 긍정으로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든 일들이 갑자기 저 거대한 산보다도 높아 보였다. 아무리 높은 산이래도 나의 센티넬들과 함께라면 힘들지언정 두렵진 않았었다. 그래, 예전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의 민여주는 일을 성공...
"누나... 아... 누나아..." 누나!!! 나재민이 화들짝 놀라며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 식은땀으로 온몸이 다 젖은 상태였다. 눈동자에는 생기와 초점이 없었으며 정신을 곧 잃을 것처럼 휘청거리는 몸으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떨리는 손을 휘적거리며 간절하게 방문을 잡았다. 거친 행동으로 방문을 열고 나서자 문이 벽에 부딪히는 둔탁한 ...
"난 반대야. 누나, 우리가 다 찬성하면 한다고 했어. 나는 무조건 반대야. 누나가 날 싫어해도 반대야. 끝까지 반대야." 반대라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 누나가 권력욕 같은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단순히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니라는 것도. 누나는 지키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막 센터에 들어왔을 땐 1팀을 지키고 싶어 했다. 그러다 ...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꺼야 함께했던 시간은이젠 추억으로 남기고서로 가야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하이 콤마입니다. 다들 명절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전 진짜 많이 먹었어요... 진짜 많이 먹음... 큰일임... 내일부터 덜 먹어야 함... 아무튼 이렇게 명절의 끝자락에 공지를 쓴 건 다름이 아니라 XX 길들이기 / 스위치 ...
여주가 출근을 하지 않았다. 수인의 숲에서 온 유일한 인간이라 인간 세계에 제대로 적응이나 하겠냐는 편견에 맞서느라 실수라곤 용납하지 않는 애인데. 오전 내내 일을 하는데 집중이 되질 않았다. 대체 연락도 안 받고 뭘 하고 있는 건지. 일이 싫어 도망쳤나? 밥값을 해야 한다며 회사에 앉혀 놓은 건 나이지만 싫은 기색 없이 책임감 있게 일을 곧잘 따라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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